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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문 관객


 한 작품을 캐스팅 배우별로 계속 보는 공연물 관객을 일컫는다. 회전문 관객이 가장 많은 곳은 뮤지컬 업계로 알려졌다. 10번, 20번은 우습고, 장기 공연에선 100번 이상 반복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이 있을 만큼 충성도가 높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회전문 관객의 파워를 반영하듯 공연계에서는 '전 캐 찍기(모든 캐스팅을 다 관람하기)'라는 은어까지 등장했다. 장르 특성상 두 명 이상이 캐스팅되는 만큼 배우의 컨디션이나 성향에 따라 무대의 컬러와 수준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관객들은 다른 배우가 하는 작품에 대해서도 관람 욕구가 있고 이 때문에 관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전문 관객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진화하고 있다. 여러 번 보면 30~50퍼센트 이상 할인해주는 '재관람 할인'은 뮤지컬계의 일반적인 마케팅으로 자리 잡았다. 열 번 관람하면 한 번은 공짜로 볼 수 있는 할인 스티커도 있다. 공연을 볼 때마다 해당회차 배우 사진이 있는 할인 스티커를 붙여주는 이벤트다. 스타벅스 등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 도장을 찍어주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헤드윅' 제작사인 쇼노트가 2005년 처음 도입한 것이다. 당시 이 쿠폰을 활용해 무료 공연을 14회 관람(유료 공연은 총 140회 관람)한 관객도 있었는데, 쿠폰제에 대한 관객의 호응이 입증되면서 쇼노트는 2011년부터는 아예 '쇼노트 카드'라는 적립 카드제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충무아트홀은 "배우들 사진이 들어가자 관객들이 스티커를 모으는 재미에 더 많이 보러오면서 톡톡히 효과를 봤다"라고 말했다.


 2013년 3월 9일 충무아트홀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관객들이 재관람을 넘어 많게는 일곱 번씩 찾으면서 당초 26일까지 공연하기로 했던 일정을 일주일 연장, 6월 2일 막을 내리기로 했다. 기획사인 설앤컴퍼니는 4회 이상 관람자는 400여 명, 7회 이상 관람자도 200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회전문 관객의 충성도를 이용해 대형 뮤지컬들이 주요 배역을 적게는 두 명에서 많게는 다섯 명까지 멀티 캐스팅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공연계 내부에서도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지나친 멀티 캐스팅이 뮤지컬의 질을 떨어트릴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뮤지컬 장르는 개인기보다 서로의 호흡과 앙상블(조화)이 훨씬 더 중요한데 주인공 배역이 다섯 명씩 되면 리허설 시간은 5분의 1로 줄어들게 되고 관객들은 그만큼 연습이 덜 된 공연을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트렌드 지식사전 / 인물과 사상사 / 김환표 편



트렌드 지식사전: 회전문 관객


Posted by 크리에이티브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Arthur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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