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배우는 레드불(Red Bull)의 교훈 - 레드불(Red Bull)이 되지 못한 크라팅 다엥(Krating Daeng)



안락의자 마케터에서 교실 밖 마케터로 - 마케팅 트래블러

황성욱 지음 / 마젤란



태국에서 배우는 레드불(Red Bull)의 교훈 中



레드불(Red Bull)이 되지 못한 크라팅 다엥(Krating Daeng)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 카테고리 중 하나는 에너지 드링크다. 국내에서는 에너지 드링크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지만, 박카스나 비타500 정도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에너지 드링크는 현재 가장 대중적인 음료 카테고리인 콜라를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무궁무진한 음료시장이다. KOTRA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1년 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05년에는 약 30억 달러의 시장 규모로 급성장하였으며, 2010년 1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꿈의 시장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유럽과 기타 지역에서도 점점 에너지 드링크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커져가는 에너지 드링크 시장에서 2007년 미국 내 시장점유율 65%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도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레드불이다. 아직 국내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지만 이미 언론을 탄 적이 있다. 2009년 6월 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 '해외에서 불법 반입된 에너지 음료에 코카인이 함유되어 있다'고 발표한 소란스러운 기사가 떠들썩하게 뉴스를 장식한 것이다. 결국 3일만에 아무런 근거 없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 소란 덕분에 레드불은 한국에 출시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대로 핫이슈가 되었다.


 레드불은 오스트리아의 레드불사(Red Bull GmbH)에서 생산하는 간판 브랜드로 130여 개가 넘는 국가에서 부동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레드불의 독특한 특징은 원형이 태국의 전통음료인 크라팅 다엥(Krating Daeng)이라는 것이다. 태국어로 '붉은 물소'를 의미하는 크라팅 다엥은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이기기 위해 태국의 농부들과 건설 노동자들, 트럭 운전사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다. 레드불이라는 브랜드명도 '붉은 소'를 의미하는 태국어를 그대로 영역한 것이며, 태국에서 제품화하여 팔리고 있는 크라팅 다엥에 쓰이는 로고를 레드불에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즉 태국의 크라팅 다엥의 글로벌 버전이 레드불이라고 볼 수 있다.


 레드불의 탄생은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블렌닥스(Blendax)라는 오스트리아 치약회사의 국제 마케팅 담당 디렉터였던 디트리히 마테쉬츠(Dietrich Mateschitz)는 태국으로 출장을 가게 된다. 오스트리아와 태국 사이의 적지 않은 시차 때문에 그는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태국의 전통 음료인 크라팅 다엥을 마시고 거짓말처럼 시차로 인한 피로감이 사라지는 경험을 한다. 보통 사람 같으면 '이거 신기하네'하고 지나쳤을 사건에서 디트리히는 새로운 음료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찰리오 유비이야(Chaleo Yoovidhya)와 레드불사를 창업했다. (그 둘은 현재까지도 레드불사의 지분을 49%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디트리히 마테쉬츠(Dietrich Mateschitz)


디트리히 마테쉬츠(Dietrich Mateschitz)



 한국식으로 이야기하자면, 한국에서 바카스를 마셔본 외국인이 제품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박카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었다는 정도의 스토리가 되겠다. 크라팅 다엥은 당시 태국 내에서는 노동자들이 주로 마시는 음료로 알려져 있었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농부, 트럭 운전사들이 주로 마시는 투박한 음료였고, 특히 밤새 운전을 해야 하는 트럭 운전사들 사이에서 졸음을 쫓아주는 음료로 잘 알려져 있는, 현재의 세련되고 젊은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음료였다. 이러한 촌스러운 태국 음료를 전 세계적인 음료로 바꿔놓은 것이 바로 마케터인 마테쉬츠의 능력이었다.


 그는 이러한 음료에 에너지 드링크(Energy Drink)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명을 부여했다. 태국의 촌스러운 크라팅 다엥이 세계적인 음료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에너지 드링크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는 데 있다. 에너지 드링크를 단순하게 '자양강장 음료', '시차 극복용 음료' 정도로 의약용품처럼 포지셔닝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성공이 가능했을까? 하지만 그는 마케팅 디렉터다운 안목으로 에너지 드링크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레드불을 포지셔닝했다. 일반 음료수와 경쟁하지 않고 코카콜라의 8~10배나 되는 고급 알코올 음료에 가깝게 값을 매겼다. 그리고 서양인들에게는 낯선 갈색 유리병이 아니라 보통의 음료처럼 캔에 담아 판매했다.


 마테쉬츠는 에너지 드링크라는 독특한 카테고리를 만들면서 레드불을 코카콜라와 같은 무난한 음료가 아닌 독특하고 신비한 음료로 포지셔닝 했다. 오늘날까지도 미국에서 레드불의 애칭이 '액체 코카인'이라는 점을 보면 레드불이 얼마나 기묘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입소문이라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과장되어가는 특성이 있다. 처음에 시작되었던 "레드불을 먹으면 힘이 나더라"라는 입소문은 나중에는 "레드불은 정력제다", "레드불은 환각제다", "레드불에는 불로장생의 묘약이 숨어 있다"는 황당한 루머로까지 확대되었고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였다.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을 통한 광고에서부터 빈 캔으로 조각품을 만드는 캔아트(Can Art)경연대회, 레드불 축제에 이르는 방법을 통하여 레드불의 기묘한 성격을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상품성을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 임자다


 레드불의 성공 스토리만큼이나 흥미로운 부분은 레드불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조차도 이 제품이 실은 태국의 음료인 크라팅 다엥이라는 걸 모른다는 점이다. 어쩌면 태국인들은 레드불의 세계적인 성공을 바라보며 속이 편치만은 않았을지도 모른다


(후략)


태국에서 배우는 레드불(Red Bull)의 교훈 - 레드불(Red Bull)이 되지 못한 크라팅 다엥(Krating Daeng)


태국에서 배우는 레드불(Red Bull)의 교훈 - 레드불(Red Bull)이 되지 못한 크라팅 다엥(Krating Daeng)




Posted by 크리에이티브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Arthur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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