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잠재된 창의성을 발견하는 법

<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

바스 카스트 지음 / 정인회 옮김



천재들의 작업 습관 법칙



뇌는 현재 우리의 내면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문제와 주제에 대해 오프라인 상태가 돼야 즉흥적으로 가장 잘 반응한다. 이는 휴식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창의적인 프 로젝트에 동원돼야 함을 의미한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작업 방식을 살펴보면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 수 있다.


흔히 창조적인 작업, 특히 예술가의 작업에 대해 우리는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업무를 마감하는 사무직원의 단조로운 일상과 정반대로 생각한다. 참된 예술가는 예술의 여신이 영감을 전할때 즉흥적으로 일한다고 말이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영감은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며 좋은 발상은 우리가 원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샘솟아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상투적인 생각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 유명한 예술과들과 창조적인 인물들의 작업 습관을 연구하다 보면 처음에는 마치 틀에 박힌 사무직원들을 보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집필할 때 새벽 4시에 일어나 5~6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한다. 오후에는 조깅을 하거나 수영을 하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다. 밤 9시나 10시에는 잠자리에 들고 다음 날이 되면 이 과정이 똑같이 반복된다. 이는 소설이 완성될 때까지 정확하게 지켜진다. "나는 매일 어김없이 이 일정을 지킨다. 그러다 보면 반복 그 자체가 중요해진다. 반복은 일종의 최면이다. 나는 반복 과정에서 최면에 걸린 듯 더 심원한 정신 상태에 이른다."


당연히 모든 소설가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작가들이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작업을 했거나 하고 있다. 작가 토마스 만(Thomas Mann)은 아침 8시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9시가 되면 서재 문을 닫고 작업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정오가 될 때까지 어느 누구도 접근이 금지됐다. 방문객은 물론이고 전화도 받지 않앗다. 가족에게조차도 그의 작업을 방해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이들도 쥐 죽은 듯 조용히 지내야 했다. 그는 그 시간에 정신이 가장 맑았기 때문에 그동안 뭔가를 써내기 위해 스스로 엄청난 압박을 가했던 것이다. 이런 생황은 거의 매일 이어졌고 일요일이나 휴가 때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작업 방식은 마치 공무원과 같은 인상을 준다. 그는 7시에 일어나 8시에 아침 식사를 하고 9시에 책상에 앉았다. 이때부터 오후 2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리를 지켰다. 심지어 아무런 발상이 떠오르지 않는 날에도 이렇게 했다. 디킨스의 동생은 형의 작업 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시청 공무원도 이보다 더 규칙적이거나 꼼꼼하지 않았다. 상상과 공상의 세계를 그리면서도 시간을 엄수했고 기계처럼 규칙적으로 행동했다. 단조롭고 따분한 틀에 박힌 일을 하는 사람도 이보다 더 정확할 수는 없었다."


엄격하게 규칙화된 작업 방식은 작가들만의 전매특허는 아니다. 미국의 저술가 메이슨 커리(Mason Currey)는 자신의 블로그 '일상의 습관(Daily Routine)'과 이 블로그의 글을 모아 출간한 책 <리추얼(Daily Rituals)>에서 위대한 창조자들로 손꼽히는 160여 명의 소설가, 작곡가, 화가, 철학자, 조각가, 영화감독, 과학자들의 작업 습관을 조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 중 어느날 갑자기 창조의 여신이 문을 두드려 영감을 전할 때까지 기다린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위대한 창조자들은 대부분 뇌를 활성화하기 위해 어느 정도 엄격한 작업 습관을 지켰다.


(중략)


차이콥스키는 점심 식사 후에 두 시간 산책을 했는데, 자주 생각에 잠겻꼬 멋진 악상이 떠오르면 지체 없이 기록해뒀다가 나중에 피아노로 연주했다. 베토벤도 그와 유사했다. 그의 비서인 안톤 쉰들러(Anton Schindler)는 이렇게 말했다. "베토벤은 새벽에 일어나 곧바로 작업에 돌입했다. 커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끝내고 책상에 앉아 점심 식사를 할 때인 오후 2~3시까지 작업했다. 간혹 휴식을 취하기 위해 산책을 했는데, 그는 산책하면서도 작업했다. 반 시간 또는 한 시간이 지난 후 새로운 악상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작곡을 했다. 벌이 들판의 꽃에서 꿀을 모으듯이 그는 들판을 산책하며 악상을 모앗다. 그리고 계절에 관계없이 항상 산책을 했는데, 춥거나 덥거나 비가 오나 햇볕이 뜨거운 날도 예외가 없었다."


찰스 디킨스는 오후 2시부터 세 시간에 걸친 긴 산책을 했다. 편안한 휴식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작업의 연장이었다. 그는 시골길이나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소설의 줄거리를 구상했다. 그렇게 산책을 하면서 "표현할 그림들을 찾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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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는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Gabriel García Márquez)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1970년 5월 3일



 우선 제가 앉아서 말하는 걸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는 일어나면 두려움에 사로잡혀 넘어지고 말 것 같습니다. 정말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끔찍스러운 오 분을 비행기 안에서, 그리고 스무 명이나 서른 명 앞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믿어 본 적은 있지만, 지금처럼 200명에 달하는 친구들 앞에 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앉아 있으니 제 문학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연단에 오르게 된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작가가 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즉 제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수 없이 그렇게 된 겁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이 수상식장에 참석하지 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힘을 다했습니다. 병에 걸리려고도 했고, 폐렴에 걸리는 방법도 찾았으며, 이발사가 목을 자를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이발소에도 갔고, 마지막으로 이처럼 아주 공식적이고 격식 있는 모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양복도 입지 않고 넥타이도 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셔츠 바람으로 어디든 가도 상관없는 베네수엘라에 있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이곳에 있기는 합니다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제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 번도 작가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학창 시절에 보고타의 일간 신문 <엘 에스펙타도르> 문학 지면 책임자였던 에두아르도 살라메아 보르다가 기사를 쓰길 거기서 새로운 작가 세대가 아무것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방을 둘러봐도 새로운 단편 작가나 소설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그것이 자기 책임이라고 자책하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그가 책임자로 일하는 신문에서 널리 알려진 나이 든 작가의 작품은 실어 주었지만, 젊은 작가의 작품에는 어떤 지면도 할애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글을 쓸 만한 젊은이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 세대의 동료들과 연대해야겠다는 감정이 솟구친 저는 단편 소설을 한 편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저와 아주 친했던, 아니 적어도 나중에 막역한 사이가 되었던 에두아르도 살라메아 보르다의 입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책상에 앉아서 단편을 쓰고는 그 작품을 <엘 에스펙타도르> 사무실로 보냈습니다. 그다음 주 일요일에 두 번째로 경악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신문을 펼쳤는데 한 면 전체에 제 단편이 실려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에두아르도 살라메아 보르다가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는 짤막한 기사가 덧붙어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 단편과 더불어 콜롬비아 문학의 천재가 태어났다, 혹은 이와 비슷한 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앓아누웠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이제 에두아르도 살라메아 보르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 그것이 해답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무엇을 주제로 쓸지 고민했습니다. 이야깃거리를 찾아야만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이미 다섯 권의 책을 출판한 지금 여러분에게 증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작가라는 직업은 아마도 많이 하면 할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유일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날 오후에는 자리에 앉아 쉽게 단편 소설을 쓸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쪽을 쓰기도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쉽게 쓴다는 면에서 첫 작품을 쓸 때와 지금은 비교가 안 됩니다. 제가 작업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 제가 여러분에게 말하는 것과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제가 얼마나 글을 쓸 수 있을지, 어떤 것을 쓰게 될지 전혀 모릅니다. 무언가 생각이 떠오르길 기다리고, 글을 쓰기에 좋다고 판단되면 한참 동안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그것이 무르익도록 놔둡니다. 작품 구상이 끝나면(가끔씩 긴 시간이 흐르기도 합니다. <백년의 고독>의 경우 그 작품을 구상하는 데 십구 년이 걸렸습니다.) 다시 말하건대 구상이 끝나면 앉아서 작품을 쓰기 시작하는데, 그 지점에서 가장 어렵고 저를 가장 지겹고 따분하게 만드는 부분이 시작됩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달콤한 부분은 그 이야기를 착상하고, 그것을 살찌우고, 계속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앉아서 글을 쓰는 시간에는 이미 작품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적어도 제 경우네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자꾸 머릿속에서 빙빙도는 생각이 중요한 겁니다.


<후략>


'나는 여기에 연설하러 오지 않았다.' (Yo No Vengo a Decir Un Discurso.)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Gabriel García Márquez) / 민음사 / 송병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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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EBS <지식채널ⓔ> 황정원 PD 인터뷰


교양 프로그램 최초로 스핀오프(spin-off)를 탄생시켰던 EBS <지식채널ⓔ>가 올해로 10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피고지는 와중에도 변함없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인지, 광고1번지 편집팀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황정원 PD님. 이렇게 광고1번지를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우선 광고1번지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PD님과 EBS <지식채널ⓔ>에 대해 간단 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EBS <지식채널ⓔ> 연출을 맡고 있는 황정원 PD입니다. <지식채널ⓔ>는 5분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의 모든 지식에 대해, 폭넓은 취재와 깊이 있는 사유를 거쳐,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 해온 단편 다큐멘터리입니다. 2005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해서, 올해로 벌써 10주년을 맞습니다. 지난 10년간 9명의 PD와 14명의 AD, 24명의 작가가 1,250여 편의 <지식채널ⓔ>를 만들어 왔습니다. 저는 작년 초부터 연출을 맡아왔고, <지식채널ⓔ>를 연출하기 전에는 주로 EBS <다큐프라임>을 연출했습니다.



<지식채널ⓔ>의 기획의도는 무엇인가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지향하는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5분이라는 방송 시간은 지금은 짧은 시간이 아닐 수도 있지만, 2005년 첫 방송 당시에는 단일 프로그램, 특히 다큐멘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굉장히 짧은 방송 시간이었어요. 바쁜 하루 중 단 5분이라도, 생각의 쉼표를 갖자는 의미로 기획된 프로그램이 <지식채널ⓔ>입니다. 또한 그것이 단순한 상념이나 단편적 지식의 축적으로 끝나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사람과 사회에 대한 관심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프로그램을 제작해왔습니다. <지식채널ⓔ>는 아무래도 프로그램의 젊고 감각적인 특성상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젊은 시청자층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고요, ‘젊은’ 교사 분들 중심으로 학교 교육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어린 학생 시청자층도 점점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젊다’라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가 아니라, 감성적인 면이 그 기준이겠지요.



<지식채널ⓔ>는 짧지만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주제 선정이나 자료 수집은 어렵지 않으신지요? 기획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10년간 1200편이 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었어요. ‘아직도 할 게 남았느냐’라는 질문을 종종 받기도 합니다. 물론입니다. 우리는 계속 살아가고 있고, 세상은 계속 바뀌고 있으니까요. 지난 10년 동안 <지식채널ⓔ>가 고집해온 대주제는 ‘상식’이라는 단어 하나로 수렴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그 상식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어떤 소재와 방식으로 이야기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 해온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첫 단계인 아이템 선정이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어렵고요, 작가의 개성이 빛을 발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아이템이 선정되면, 모든 작가와 PD, AD가 함께 구성 방향에 대해 고민합니다. 물론 결국 선택은 담당 작가와 PD, AD의 몫이지만, 함께 논의하는 과정 속에서 개인의 수준을 뛰어 넘는 그 무엇을 항상 발견하게 됩니다. 일종의 공동 창작 시스템인 거죠. 지난 10년간 1,200여 편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제작진이 50여명에 이르는데도 불구하고, 일련의 프로 그램들 속에서 공통된 어떤 ‘지식채널다운 것’을 발견하셨다면, 그것이 아마 공동 창작 시스템의 산물일 것입니다. 앞서 프로그램 소개에서 굳이 제작진들 숫자를 밝힌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지식채널ⓔ>가 다른 교양 프로그램과 다른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보통 교양 프로그램을 볼 때 시청자들은 어떤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에도 ‘명쾌함’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지식채널ⓔ>는 ‘답을 주지 않을 것’이 상당히 중요한 제작 방향입니다.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한 교양 프로그램인 것이죠. 하지만 프로그램의 이 불친절함이 야기한 어떤 결핍이, 시청자의 궁금증을 낳고, 생각을 낳고, 경우에 따라 행동으로까지 연결됩니다. 이것이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를 가장 적극적 이고, 능동적으로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제작진들 사이에서는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라는 말이 거의 고유명사처럼 쓰입니다. 프로그램명이 ‘지식채널’ 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지식’을 이야기하는 상대는 시청자의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지난 10년간, 소재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구성 방식의 차별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뮤직비디오, 드라마타이즈,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단편 다큐멘터리에서 가능한 많은 실험을 해왔어요. 주 시청자 층이 젊다보니 시각적으로도 늘 신선해야 하고요, 무엇보다 흥미로워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겨있어도 시청하기에 흥미롭지 않으면, 시청자의 호기심이 닿지 않고, 방송 프로그램으로서도 옳지 않으니까요.



<지식채널ⓔ> 시리즈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리즈를 소개해 주세요. 

저희 프로그램에 사회 유명 인사나 전문가가 직접 구성에 참여하는 ‘객원작가제’라는 것이 있어요. 2011년 부터 유홍준 교수, 노희경 작가, 김연수 소설가, 광고인 박웅현, 배우 한지민 등이 참여한 바 있고요, 시청자가 참여한 적도 있습니다. 작년 연말에도 시청자들의 사진과 사연으로 <우리들의 2014>년이라는 편을 제작했는데요,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소통해오던 시청자분들을 (사진으로 나마) 직접 마주하게 되니까 굉장히 설레고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시청자분들과 함께 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테니, 많이 참여해주시고요. 혹시 부모 자녀 간에 서먹서먹하시거나, 데면데면하신 분들 계시다면, <아버지는 가끔 꿈을 바꾼다>라는 편을 추천하고 싶어요. 계속해서 꿈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운명에 대한 약간 위트 있는 이야기인데요, 꼭 부자간이 아니라도 시청하면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에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힘이 있더라고요. 저희 프로그램 홈페이지 (http://home.ebs.co.kr/jisike)에서 언제든 무료로 다시보기 하실 수 있고, 다시보기 링크도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지식채널ⓔ> 외에 시청자들께 추천하고싶은 EBS 프로그램이 있으신지요? 

EBS 프로그램 중에 추천하지 않을 프로그램이 없지만(^^;), <스페이스 공감(목 24:10~, 월·화 12:10~)>이라는 프로그램을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국내외 뮤지션들의 공연 실황으로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1년간 오직 음악만으로 수많은 뮤지션들을 발굴해온 뚝심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요. 음악에 대한 견문도 넓히고, 일상에 지친 심신도 치유할 수 있는 여러모로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방송으로 보기 전에, 공연을 신청해서 직접 관람할 수도 있어요. 특히 스페이스 공감 공연장은 15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이라, 좋아하는 뮤지션이 공연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신청하셔서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뮤지션의 음악과 열정을 아주 가까이에서 느끼실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임팩트를 준다는 면에서 <지식채널ⓔ> 와 광고는 닮은 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크리에이티브적인 힌트를 주신다면요?

실제로 수많은 국내외 광고와 영상물에서 크리에이티브적 힌트를 얻습니다. 아마 방송계에 계신 많은 분들이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은 직접적인 광고보다는 이야기와 상징이 있는 광고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이미지성 광고라고 해야 할까요? 사실 구체적인 정보는 어떻게든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이니까, 그렇게 호기심을 자극해 동기를 부여하는 광고가 인상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광고가 끝날 때까지 대체 어떤 광고인지 짐작도 안 가는 광고들도 있어요. 그러면 오히려 강한 인상이 남아서, 그 광고를 추적하게 되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광고가 직접적인 소재로부터 얼마나 멀어질 수 있는지 아주 호기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끝으로 광고1번지 독자들 및 광고주/광고회사 담당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올해 <지식채널ⓔ>가 방송 10주년을 맞습니다. 관련해서 이런저런 특집 기획들을 구상중인데요, 혹시 ‘젊고 감각적이며 지적인’ 특별 행사와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언제든 제보해 주세요. 물론 제안도 감사합니다. ^^ 


EBS <지식채널e> 황정원 PD 인터뷰

• 월요일 ~ 수요일 13:05~, 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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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엄마를 위해 아이디어를 낸 드림카는 어떤 모습일까? 포드(Ford)자동차의 마더스데이(Mother's Day) 바이럴 필름, Mother's Day Dream Car.


우리나라로 따지면, 어버이날 쯤 되는 미국의 마더스데이(Mother's Day)를 맞이하여,


자동차 브랜드인 포드(Ford)가 귀여운 바이럴 비디오를 제작했다.


여섯명의 꼬마 아이들에게, 자신의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은 드림카를 상상해보라고 이야기 한 후,


아이들의 동심을 담은 이야기를 실제 그림으로 그려본 것.




바이럴 영상이 꼭 엄청난 기술이나,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뭐 물론, 기본 스케치도 없이 저 정도의 그림을 이야기만 듣고 그려낼 수 있단건 엄청난 기술이긴 하다-_ - 물론, 작가 섭외에 돈도 좀 들었을테고; )


좋은 컨셉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바이럴 필름의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인 것 같다.




아이들의 생각하는 엄마를 위한 드림카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로봇이 대신 운전을 해준다거나, 차 안에 마사지 머신이 달려있다거나,


주방과 세탁기가 딸린 자동차라거나,


혹은 귀엽게도 사랑을 먹고 달리는 자동차 등.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상상이 많다.




아마도, 저 아이들의 엄마들 뿐만 아니라,


이 영상을 본 많은 엄마들에게 이 영상은 좋은 마더스데이(Mother's Day) 선물이 되지 않았을까.


좋은 바이럴 영상인 것 같아 퍼왔다.


번역은.. 어려운 표현도 없었는데, 그냥 요즘 경쟁 PT 때문에 너무 바빠서 자막 제작을 못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자막도 한번 만들어보는걸로-_ -;;;



아이들이 엄마를 위해 아이디어를 낸 드림카는 어떤 모습일까? 포드(Ford)자동차의 마더스데이(Mother's Day) 바이럴 필름, Mother's Day Dream 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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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크리에이티브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Arthur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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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두 개의 방아쇠가 있어야 한다

글 김중혁/소설가

 

 

 책을 펴낼때 마다 작가의 말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딱히 쓸 얘기가 없었다. 작가의 말이라는 게 죽기 직전의 사형수에게 하듯 "자, 책을 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라고 묻는건데, 할 말은 소설 속에다 다 했고, 마지막으로 멋진 말을 하고 싶지만 마땅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그랬다. 첫 번째 소설집 때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게 '작가의 말'에다 내가 좋아하는 사물들의 리스트를 적어놓는 것이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 아니지, 물면으로만 - 나를 도와주었던 사물들의 이름을 생각나는 대로 모두 적었다. 내 소설을 프린트해주었던 프린터, 내가 좋아하는 펜, 내가 자주 들었던 음악을 무순으로 적었다. 사물들의 이름은 책이 팔리는 동안 계속 추가됐다. 1쇄작가의 말에 사물의 이름이 30개 적혀 있다면, 10쇄 작가의 말에는 39개의 이름이 적혀 있다. 앞으로도 책이 지속적으로 팔려서 사물의 이름을 계속 추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하,하. (점점 작아지고, 공허해지는 웃음)

 

두번째 책을 낼 때는 카세트테이프 표지를 작가의 말 자리에다 넣었고, 책을 새로 찍을 때마다 디자인을 바꾸었다. 쇄마다 카세트테이프 표지의 디자인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다르다. 이렇게 작가의 말을 다른 스타일로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내가 보기에) 작가의 말을 잘 쓰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정말 멋진 말을 할 수 있다면 몇 줄의 텍스트로만 마무리를 짓고 싶다. 그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책을 보는 순서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 경우에는 책의 부가적인 정보를 먼저 보는 편이다. 표지를 본 다음, 뒤표지를 본다. 뒤표지에는 대체로 추천사가 있다. 책에 대한 악평인 경우는 없다. 뒤표지에 책에 대한 신랄한 악평이 실린다면 참신할 것 같은데 그런 경우는 전혀 없다. "이 책을 절대 읽지 마라, 나의 진심이런 충고를 무시하고서라도 반드시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래도 읽지마라"와 같은 악평이 실린다면 어쩐지 읽고 싶어지지 않나. 누군가 내게 추천사를 의뢰해 오면 한번 써먹어봐야겠다.

 

뒤표지를 본 다음에는 책날개에 있는 작가의 사진을 본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일수록 소설을 잘 쓰기 때문에 작가의 사진을 꼭 확인해야 한다. 이건 농담이고, 그 다음에는 작가의 약력을 확인한다. 나이가 많을 수록 소설을 잘 쓰기 때문에 약력을 꼭 확인해야 한다. 반만 농담이고, 다음에는 작가의 말을 읽는다. 작가의 말을 잘 쓰는 작가는 소설도 잘 쓰기 때문이다. 이건 진짜다.

 

정이현 작가는 최근 펴낸 장편소설 <너는 모른다> 작가의 말에다 이렇게 썼다. "진심을 다해 소설을 썼고, 세상에 내놓는다. 그것이 전부다.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세계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조금 두렵다." 엄천난 분량의 장편소설을 펴냈으니 할 말이 많았을 텐데 - 아니, 오히려 할 말이 없었을라나 - 감상은 짤막하다. 짤막한 문장 속에서 결기가 느껴진다. 진심을 다해 소설을 썼다는 말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오래전 여러 곳에 소설을 투고하며 작가가 되고 싶어했을 때, 작가의 말을 읽으면 위로가 됐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소설을 썼는지, 다 쓰고 나서 기분은 어떤지, 소설을 쓴다는 게 얼마나 외로운 작업인지, 거기에 다 적혀 있으므로 위로가 됐다. 정이현 작가의 '작가의 말'을 읽고도 위로가 됐다. 나 역시 이곳이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세계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생각해보면, 세계란 것이 애당초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세계에서 함께 두려워하는 동료가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됐다.

 

작가의 말은 아니지만 작가의 말에 버금가는 글을 얼마 전에 읽었다. 창피한 얘기지만 나는 아직까지 <위대한 개츠비>를 읽지 않았는데 - 안 읽은게 한두 권이냐마는 - 핑계를 대자면 마음에 드는 번역이 없어서였다. 몇 번을 읽으려다 실패하고 말았다. 김영하 작가가 번역해서 새롭게 펴낸 문학동네의<위대한 개츠비>에 다시 한번 도전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번역자의 말 때문이었다. 번역자의 말 서두에다 어째서 번역을 하게 됐는지를 써두었는데, 딱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위대한 개츠비>가 '졸라'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나 같은 사람을 위한 번역이라고 했다. 번역자의 말 제목도 멋지다. '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곳에 대하여'.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각자의 욕망대로 움직이고, 결국 서로 어긋난다는 얘기고, 그래서 표적을 빗나가고, 그래도 어딘가에 가서 꽂힌다는 얘기다. 김영하 작가는 그게 문학이라고 했다. 그렇다. 내 생각에도 그게 문학인 것 같다. 표적에 정확하게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화살들이 모인 곳이 세상이고, 결국 빗나가는 게 인생이고, 그러나 결국 어딘가에 명중한 화살을 끝끝내 찾아내고야 마는 것이 문학인 것 같다. 번역자의 말만 읽었는데 <위대한 개츠비>를 이미 읽은 것 같다. 번역자의 말이 이렇게 좋으니, <위대한 개츠비>는 당연히 좋을 작품일 것이다,라고 생각만 하고 아직도 읽지는 않았다.

 

이번 달 초에는 <펭귄 북 디자인>을 열심히 읽었다. 평소 펭귄북스에 관심이 많았고, 펭귄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앨런 레인의 작품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 책을 샀다. 지난해 런던의 전시회에서 앨런 레인의 작품을 보고 난 다음 그의 팬이 돼버렸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건 커다란 총이 정면을 향하고 있는 표지였는데, 그 작품은 보이지 않더라. 제목이 뭐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대신,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었다. 디자이너 펠햄의 말이다.


"표지에는 반드시 두 개의 방아쇠가 있어야 한다. 첫 번째 방아쇠는 서점에서 서성이는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다. 두 번째 방아쇠는 시각적이고 문학적인 방식으로 독자를 매혹할 수 있는 장치이다. 이 두 가지 방아쇠가 당겨지면 비로소 독자는 책을 집어 들고 구입하는 것이다."

 

이상하게 이 말이 지워지지 않았다. 디자이너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소설가에게 하는 말 같았다. 표지 대신에 소설이라는 단어를 넣어보았다. 소설에도 두 개의 방아쇠가 있어야 한다. 서성이는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 있어야 하고, 문학적인 방식으로 독자를 매혹할 수 있는 방아쇠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꾸준히 책을 팔아서 작가의 말을 더 풍요롭게 꾸밀 수 있다. (하하하. 공허해지는 웃음). 앨런 레인을 겨냥했던 내 관심의 화살은, 많이 빗나가서 <펭귄 북디자인> 162페이지 펠햄의 말에 명중했다. 어디든 꽂히기만 하면 뭐, 아무래도 상관없겠지만.

 

  

 

김중혁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글쓰기 외 관심사가 워낙 많은 다재다능 소설가.

웹디자이너, 여행잡지 기자를 거쳐 2000년 <문학과 사회>에 단편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2008년 단편 <엇박자 D>로 제2회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6년 소설집 <펭귄뉴스>, 2008년 <악기들의 도서관>을 펴냈다. 삽화가, 카투니스트로도 활약 중이고, 소설가 임연수, 시인 문태준과 함께 김천 3인방으로 통한다.

 

 

이달에 산 책

<제국의 통로> 조지 린치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박천홍

<위대한 개츠비> F.스콧 피츠제럴드

<작은 실험들이 도시를 바꾼다>펠리페 페르난데스 아르메스토

<신은 위대하지 않다> 크리스토퍼 히친스

<쾅! 지구에서 7만 광년>마크 해던

  

 

 

BRUT 브뤼:트 Vol.012 (2010.05)

Column.zip / Book : 책과 연관된 여러 가지 쓸모없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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