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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에 관하여 中
허지웅 / 문학동네
<록키> 시리즈에 투영된 스탤론의 부침
시합을 만류하는 에이드리언에게 발보아는 말했다.
"시합에서 져도, 머리가 터져버려도 상관없어. 15회까지 버티기만 하면 돼. 아무도 거기까지 가본 적이 없거든.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두 발로 서 있으면, 그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뭔가를 이뤄낸 순간이 될 거야."
<록키>에서 록키 발보아의 목적은 오직 하나, 15라운드를 끝까지 버티는 것뿐이었다. 그는 끝내 경기에서 패배하지만 결국 승리보다 더 값진 걸 거머쥔다. 그건 이 영화의 미덕이자 영리한 점이었다. 당시의 젊은 관객들은 승리 자체보다 그 과정의 정당함과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고민하는 걸 좋아했다. 덕분에 스크린 역시 반-영웅 캐릭터들이 온통 수놓고 있었다. 스탤론 스스로 반-반-영웅이라고 부르는 발보아는 대중들이 단연 환호할 만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록키> 이후 스탤론의 행보는,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관계없이,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건 마치 <록키>로 순식간에 이뤄놓은 커리어를 차례차례 망가뜨려 끝내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짓밟는 것과 비슷해 보였다. <록키>에서 마지막 15라운드 종이 울렸을 때 아폴로 크리드는 "재시합은 없어!"라고 말하고 록키 역시 "동감이야"라고 대답했다. 정말 그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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