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찾는데 몰두하라 그리고, 찾았다면 그것에 집중하라
박웅현 TBWA Korea 전문임원(ECD) 인터뷰
박웅현 전문임원 Profile
학력/경력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卒 (’88. 2)
•뉴욕대학교(NYU; New York University) 대학원 (Telecommunication 석사) (’98. 6)
•現 TBWA Korea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제작 전문임원)
•前 제일기획 CD (’87. 12 ~ ’04. 07)_KTF, 던킨, CJ 등 담당
•애드아시아 한국 대표 강연 (’03. 11)
•깐느 덴츠 국제세미나 강연 (’03. 6)
•말레이시아 광고 세미나 강연 (’02. 9)
•깐느 광고제 심사위원 (’02. 6)
•제3회 아시아퍼시픽 광고제 심사위원 (’00. 3)
저서
여덟단어(’13), 책은 도끼다(’11), 인문학으로 광고하다(’09), 청바지 세상을 점령하다 (공저,TBWA)(’08), 가로수길이 뭔데 난리야 (공저, TBWA)(’07), 포토에세이 ‘시선(공저)’ (예문)(’03), 동화책 ‘다섯 친구 이야기’(베틀북)(’01), ‘디자인 강국의 꿈(공저)’(IDAS)(’01), ‘나는 뉴욕을 질투한다’ (베틀북)(’00), ‘아트와 카피의 행복한 결혼Ⅱ(공저)’(제일기획)(’94) 기타 ‘광고쟁이들의 세상보기’ 전시회(인사아트) (’01~’06)
광고계에서 박웅현ECD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업계에서는 이미 ‘광고인들이 존경하는 광고인’으로 알려져 있고, 광고를 전공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박웅현느님’, 출간한 책들은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야하는 책으로 불리고 있으니 말이다. 광고계동향 8월호에서는 멘토로 삼고 있는 이들이 많은 박웅현 ECD에게 광고인들이라면 한 번쯤 해보게 되는 고민에 대한 해법과 올 초 TBWA에 새롭게 만들어진 컨버전스 팀 ‘제작 0팀’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어보았다.
제작 0팀, MAKE IT HAPPEN!
시작의 숫자이자 맺음의 숫자인 0. TBWA에는 제작 0팀이 있다. 보통 조직에서는 특별한 업무를 해야 할 때 TFT를 꾸리기도 하지만 상시로 운영하는 컨버전스팀은 TBWA 제작 0팀이 처음이다. 제작 0팀을 이끄는 선장 박웅현 ECD에게 컨버전스 팀을 구성하게 된 계기와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물어보았다.
“4대 매체 중심의 시장은 급격하게 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타깃 오디언스(Target Audience)들은 오디언스(Audience)만 남고, 타깃(Target)은 없어졌죠. 그러다보니 광고주와 광고회사들은 4대 매체 중심이 아닌 니즈(Needs)를 소화할 수 있는 채널을 찾기 시작했고, 전에 없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제작 0팀은 그런 니즈를 소화할 수 있는 광고 채널을 고민하고, 광고회사가 생산할 수 있는 컨텐츠를 사회에 널리 이롭게 뿌려보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늘 쓰던 근육을 써서는 그 답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죠. 팀원은 현재 3명밖에 없는데 더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제작본부 내에서만 사람을 뽑지 않을 거에요. 외부에서 들어온다면 공연기획자, 방송작가, 웹투니스트 등 누가 될지 모르죠. 0팀은 전시나 쇼를 할 수도, 책을 낼 수도, 영화를 하나 기획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무엇을 할지 모르는 팀이죠.”
끝없이 밀려드는 프로젝트를 각 팀에 배분해 인력을 풀가동해야하는 회사입장에서는 제작 0팀의 설치가 분명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회사와 직원이 같은 지점을 보고 있지 않았다면, 또 0팀의 수장인 박웅현ECD에 대한 깊은 신뢰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제작 0팀, 그것은 신의 한 수였다.
“팀 구성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2년 정도 구상했고요. 수익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올해 3월 런칭한 이후로 주니어보드 리뉴얼, 회사계정 페이스북 런칭에도 참여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정신건강박람회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딱 저희 0팀이 원하는 지점이에요. 신경정신의학박사 100명과 러시아의 고전, 그리고 광고회사는 교집합이 없지만 0팀은 그 교집합을 만들어냈습니다.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에서 정신분석에 도움이 될 만한 컨텐츠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건강박람회에 연결시켜 낸거죠. 0팀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정신건강박람회는 기존에 반대하던 사람들도 반응이 좋아 내년에도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0팀은 앞으로 이런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박웅현 ECD는 “길이 낭만적인 것은 저 끝에 뭐가 있는지 모를 때”라며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일이 아닌 재미있어서 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어진 일을 수동적으로 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일을 만들어내는 그의 올 한해 목표는 “어처구니없는 한해가 되자!”이다.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다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그리고 최근에 출간한 ‘여덟단어’ 등 그의 저서를 보면 모든 학문의 근간이 되는 인문학, 그리고 본질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축적된 인문학적 소양이 많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문학의 중요성을 절감하지만 단기에 쌓을 수 없는 자산이기에 포기하고 당장 업무에 필요한 요점 정리집과도 같은 인스턴트 트렌드를 익히기에 바쁘다. ‘본질’에 가까워지기는 어려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늦어버린 젊지 않은 후배들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본질’을 찾기 위한 행동강령을 제시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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